이순호 교수 시평 - 오나금 시인/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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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호 교수 시평 - 오나금 시인/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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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오나금



움직이는 점 하나
살펴보니 날개 다친 밤벌레
누군가에게 쓰려다만 편지 위에
하필 생을 다하니


네 아픈 날갯짓
더해지는 연정에 몸살


너무한 실연에
가을밤이 캄캄해
쓰다만 마음 더 진해져
네 날개에 연정도 접어가렴.



[작품평]- 이순호


"개성있는 시적 발상 돋보여"


오나금의 시에 대한 접근법과 주제 의식에 대한 해석은 좀 특이하다.
예를 들면 편지 詩에 대한 상념을 주제로 할 때도 시제의 먼 거리
언뜻 보면 시제와 아무런 상관없이 보이는 원거리에서 전개를 시작한다.


누군가에게 보내려 하는 마음의 백지 위에 발견된 작은 날벌레 한 마리 생을 다하는 모습을 아프게 바라본다.
여기서 오나금의 시적 은유가 시작된다. 시에 정체성이 명확하지 않음에 대하여 의문이 들기도 하면서
자세히 관조해 보면 호기심을 자아내는 모호한 시어들은 매력 있어 보인다.


시에 이끌어 쓰는 언어에 다양성이 돋보이며,

리얼리티 하게 풀어 헤치는 시의 흐름 또한 프로다운 면모가 엿보이기도 한다.


여기서 우려되는 부분이 좀 있다면, 모티브와는 달리 스토리가 엉뚱한 방향으로 흐를 수 있기에
주제와 연관성이 동떨어진 언어를 발견했을 때 호기심으로 보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이해 불가로 덮어질 수 있는 시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언어의 흐름에도 순화가 있어야 하며, 서로 필연적인 관계성을 이룬 매끄러운 문장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퇴고를 거치고, 꼭 어떤 언어를 어필해야겠다는 주관이 생긴다면
그 언어의 쓰임새에 대하여 풀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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