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영혼에서 품어내는 참신한 詩心"/이인섭 시인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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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영혼에서 품어내는 참신한 詩心"/이인섭 시인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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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영혼에서 품어내는 참신한 詩心"/이인섭 시인 편 



홍매화


             이인섭


뜰 밑 

홍매화 가지가지에

깨알인 듯

녹두인 듯


앙증맞게 핀 꽃망울이

설한풍 엄동을 이긴

새악시 엄마 되는 산고를 안고

아름다운 새봄이 왔음을

속삭이듯 귀띔합니다


해마다 이렇게

봄이 오시는 걸

내 고향 도장골에서 알아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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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마력

                  이인섭


챌린저 심연에

가라앉은 침묵이 아름다운 건

무언의 속삭임 

무게를 알기 때문입니다 


히말라야 정상의 백설이 아름다운 건

태양의 입맞춤을 제일 먼저 받기 때문입니다


하얀 백지 위에 쓰인

한 줄의 말씀이 산만하여

어지러운 마음을 평안의 안식처로 이끄는 것은


그 안에 녹아있는

순수의 진심이 살아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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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중로 벚꽃 길 


                이인섭


한랭의 긴 터널 

같은 겨울을 벗어나

새 희망 부푼 꿈을 안고 시작한

춘삼월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그 끝자락을 감추려 합니다


존경하고 

많이 많이 사랑하는 임이시여

돌아오는 춘삼월에는 임들의 앞길이 

벚꽃 활짝 핀 윤중로 꽃길처럼 

화사하게 밝혀지시옵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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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장골의 봄


                 이인섭


잔설 녹은 눈물이

엷어진 얼음장 밑에서

도란도란 밀어를 속삭입니다


뒷동산 넘어 도랑가엔

어느새 버들강아지

수줍게 싹을 틔워 미소 짓네요


이렇게

도장골 골짜기는

새봄의 찬가를 옹알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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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개의 시혜


            이인섭


찬바람에

흩날리던 하얀 눈이

어느새 는개가 되어

살포시 대지에 안깁니다


는개가 새싹을 움틔우는

새봄의 전령사런가


는개 머금어 수줍게 피어난 새싹

청초한 미소로 새봄을 노래하네요


심술쟁이 조카 녀석

앙다문 입술처럼

겨우내 닫혀있는 가슴을 열고


상큼한 봄 소식을

내 마음에 담아야겠네요.





"맑은 영혼에서 품어내는 참신한 詩心"


이인섭 시인의 홍매화 외 4편


이인섭 시인의 시를 찬찬히 읽고 있으면 고향의 봄 오는 소리와 실개울에 버들강아지 보송하게 피어오르는 광경이 선연하게 다가온다. 

이인섭 시인의 시심은 맑다. 티 없이 맑은 소년의 모습이고 감성이 보드라운 새순 같다. 청순한 언어를 봄의 뜨락에서 피어나게 하는 내력이 만만치 않다. 참으로 부럽다는 생각마저 하게 만든다. 시의 구성이 번잡하지 않고 간결하며 미사여구를 굳이 첨부하지 않아도 화자의 시로 구축된 이미지는 참신하다.     



[도장 골의 봄] 전문

화자의 시는 일상적 풍경에서 혜안을 발견하는 방식이다. 

다양한 방식으로 매개되고 있고, 그 배경으로 시어를 여린 한 송이 꽃을 가꾸고 피우듯이 전개해 나간다.


[는개는 시혜] 전문

수줍게 피어난 새싹/ 청초한 미소로/ 새봄을 노래하네요/ 심술쟁이 조카 녀석/ 앙다문 입술처럼/ 

겨우내 닫혀있는 가슴을 열고/ 봄소식을 내 마음에 담아야겠네요. 

화자는 영혼이 순진무구하다. 심술쟁이 조카 녀석 앙다문 입술이란 묘사가 기막히다. 

언어의 감각이 뛰어나다. 한겨울 눈 속에서 그윽한 난향을 피우는 듯 고매하다.


[홍매화] 전문

여기서 꽃은 하나의 대상일 뿐이다. 자아를 고향 어린 시절 속에서 찾으려는 하나의 (motive)모티브다. 

그 하나의 과정에서 시인은 꽃을 발견하는 것이다. 화자는 고향, 봄, 꽃등을 통하여 시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늦은 나이에 시인의 반열에 올라섰지만, 그의 무궁하게 펼쳐질 시의 세계가 궁금하고 앞으로 시를 사랑하는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것을 예상해 본다. 시인의 연륜에서 묻어나오는 시향이 멀리멀리 퍼져나가기를 응원하며, 이인섭 시인님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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