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강좌 - [선택 작품] 절규 - 채정완
평론 - 정정예
절규/ 채정완
허물을 벗기 위한
통곡의 외침이 밤하늘을 가른다
통곡은 자기 안에 갇히어
빠져나오지 못했던 것들을
산산조각 내려고 울부짖는 발버둥이다
성난 파도 소용돌이에 휩싸여 빨려들어 가듯
혼미해진 정신은 차릴 수가 없다
이건 꿈일 것이다
이건 꿈일 것이다
늪 속에 빠져서 헐떡거리는 숨소리
참 절박하다
차라리 꿈이었으면 그랬으면
잠자고 눈뜨면 악몽에 시달렸다가 깨어났다 할 것이다
내 허약한 껍질 벗기기는
고단한 영혼만 휘청거리는 절규로 허공을 맴돌 뿐.
"섬세한 시의 파장, 수용성 문학생활 기대"
채정완 시인의 "절규"
채정완 시인 삶의 원천은 시에서 나오는 힘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고뇌의 산물이 시의 밭에서는 풍부한 씨가 되고, 시의 밭을 확장 시키는데 한몫 했을 것이다.
그의 언어들을 보면 오랫동안 내면에서 발효시킨 후 문학이란 장르를 통하여 세상에 나, 라는 존재가 있음을 알려주는 소리이다.
허물을 벗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을 통하여 시인은 울부짖고, 몸부림치고 자신의 내면을 산산조각 내고서야
비로소 나비처럼 가뿐히 날아오르려는 날갯짓이 눈물겹게 다가온다.
껍질을 뚫고 벗겨서 진정 아름다운 나비가 높은 하늘로 비상하는 것을 본다.
끈질긴 각고로 앞에 가로막힌 것들을 뚫고 나가는 원동력은 바로 그의 직관을 통하여 시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이다.
화자는 절규란 무엇이라 말하는가? 수없이 다가오는 문제며, 부딪혀 오는 모든 것들을 시의 세계 라고 말하고 있다.
쉽사리 침투할 수조차 없는 어떠한 대상들을 날카롭고 섬세한 시의 파장을 통하여
시인의 촉수가 날려주는 면밀한 언어의 침투력은 시에 바로 반영된다.
시인의 눈에는 그 모든 것들이 시의 세계로 연결되었을 뿐이다. 화자는 오직 긍정으로 시의 세계를 힘차게 몰입하고 있다.
고통이나 슬픔 그 어떤 것도 분리되지 않는다. 아픈 모든 것들의 흔적을 되새겨서 시의 세계를 형성시키는
울림이 크기에 채정완 시인의 크나큰 시의 발자국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자신의 삶을 통해 사상이나 감정을 시로 내포하면서도 깊은 사색의 고독 속으로 파고 들어가
리리시즘(lyricism)의 정취를 나타내기도 한다.
또한 시의 문장을 나열할 때 나타내고자 하는 본래의 뜻을 펼치는 과정에서
직유를 찾아내는 일도 고심해야 하는 인내의 시간이 필요한 부분으로 연결어 없이 원관념과 보조 관념을 결합하여
은유로 바꾸는 순발력이 엿보이는 대목도 발견된다.
시를 쓰면서 언어의 조화, 균형 등을 잘 대칭하여, 탐미주의적 미적 성과물을 얻는 일은 작가로서 가장 충실한 기쁨일것이다.
채정완 시인의 특색은 첫 번째로 작가로서 충실한 언어적 연구성으로 지적 재산물을 퍼 올리기 위해 끊임없이 그 사명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수용성 미학이다. 다양한 문화적 삶을 살아가는 자유로운 보헤미안 같은 시인이다.
세 번째는 스펀지 같은 문학 이론의 흡수력이다. 배움에 있어 우선적인 것은 자신의 색깔보다 경험자의 체험이나 이론을 먼저 받아들이는 겸손함이다.
채정완 시인의 작품 세계에서도 엿볼 수 있지만, 문학 작가로 본받을 만한 동료 문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