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화석 시인의 "하늘다리" 시 세계를 들여다보면서- 시평 : 정정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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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화석 시인의 "하늘다리" 시 세계를 들여다보면서- 시평 : 정정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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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화석 시인의 "하늘다리" 詩 세계를 들여다보면서.


문학평론가 - 정정예



하늘 다리


                    허화석


농음 드리운
희미한 달빛이 흐르는 검은 새벽
아직은 태양이 눈 비비고 있는 어둠의 시간이다


무거운 걸음은
오르고 또 올라야 하는 하늘 계단
지금 하늘 가까이 구름을 벗 삼으려
그 길 끝으로 오른다


생은 로프에 걸었다
몸은 하늘에 두었다
한순간도 허공에 둘 수 없는 시선들
사선의 하늘 다리는 생과 사의 막노동 삶이다


망치질 소리가
눈 비비고 있는 붉은 태양을 깨우니
동산 하늘에 올라
땀 흘리고 있는 나를 내려다본다


노랑 속 살 드러낸
나무 톱밥은 먼지와 엉켜
바람에 날려 새참 라면에 내려앉아도
살 떨리는 추위를 잊고 허기도 달래 본다


망치 두드리는 소리는 서산 너머
허공중에 메아리로 걸려있다


녹색 그물망은 허공에 걸어 두고
누구도 바라보지 않는 그 길의 끝
하늘 다리 위에 온몸이 서 있다.



허화석 시인은 맞닥뜨린 노동의 현장에서 치열한 삶의 가치를 허투루 흘려보내지 않는다.

고단한 자신의 내면과 삶의 가치를 끝임 없이 담론하며 가파른 시의 언덕을 돌올하다.

생과 사, 서로 공존하고 이 밀접한 두 사이에서 하자는 거미줄같이 시어를 형성 시킨다.

하늘다리는 우주적 삶과 혼이 담긴 이미지고 언어이다.


무방비 상태에서도 끈질기게 시어를 붙잡아내고 있음이 참으로 놀랍다.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면서도 시인은 자신만의 언어를 구축하기 위한 내밀한 언어를 읊조리고 있다.

노동은 신성하다고 했던가. 쇳소리 부딪히는 망치질소리 하나하나가 노동가로 또는 시어로 꽃처럼 피어나는 것이다.


단단한 철근 구조물 속 쇳가루 그리고 시멘트 가루 뽀얗게 날리는 곳에서 화자는 구조망 치듯이

시어를 뜨고 있다는 것에 존경심마저 들게 한다.

공중에서의 외줄타기 한발자국 옮겨놓을 때마다 그 아래 까마득히 먼 발밑을 내려다보며 삶을,

희망을 짓고 있는 것이다. 노동시인으로 시어를 구축하고 읊조리면서 자신의 삶을 전부 올려놓은 것이다.

삶의 현장에서 흘린 땀을 응축시킨 그 소리는 참으로 진중한 울림이다.

허화석 시인의 무한한 질주 시의 세계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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