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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법매 시인의 시향"

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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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법매

가을비가 아버지의 등덜미를 적시던 날은
아버지의 소금발 쓰린 등 굽은 지게가
머리위에 높이높이 솟아올랐습니다.

가을비가 실 비단처럼 내리던 날은
아버지의 비릿하고 향긋한 땀 내음이 온 몸을 휘 감고
내 콧잔등은 어느새 노루귀가 되어 있었습니다.

가을비가 실 비단처럼 내리던 날은
아버지 심장의 음계가 쿵쾅쿵쾅 흘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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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가 보슬보슬 지붕위에 내리던 날은
유행 지난 아버지의 아리랑 노래 소리가
귀밑머리를 살방거리고 지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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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그토록 사랑한 풍년초
희뿌연 담배 연기 속에서
우리는 하늘의 별을 세다가
고즈넉이 잠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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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보슬 빗소리가 돋는 날은
아버지의 소금발 쓰린 땀 내음이
눈이 시리도록 더욱 서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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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법매 시인 약력]

월간 문학공간 시부분 등단
저서(시집): 영혼의 깃발
머물다 떠나간 자리(한영 번역 시집)
문학의 오늘(계간)
국제PEN문학
문학공간(월간)
백제문학
선진문학작가협회 고문
경북문단
한국문인협회
한국작가회의
국제PEN한국본부
경북문인협회
김천문인협회
(전)직지성보박물관장
(전)문경모전사회복지관장 
제20회 김천시문화상(교육, 문화. 체육 부문)
경북작가상(2016)
한반도 문학상 등 다수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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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권덕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