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문학뉴스]연재-정윤천 시인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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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문학뉴스]연재-정윤천 시인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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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천 시인의 시향" 


버스처럼


          정윤천


목도리 끝을 휘날리며 갔던 날도 있었다.
그 겨울에 한눈을 팔다가
전봇대를 들이박을 뻔한 실수도 저질렀는데,
정해진 행선지와 번호표를 받아들기 일쑤였다.
감당하기 어려웠던 길에게로 배치되었던 날에는
무리하게 모퉁이를 돌다 넘어진 기억도 있었다.

 

운수로 여기거나 퉁을 쳐야 했던 날들이
다른 버스들에게도 있었으리.
창문들에게로 무심해질 때가 오면
버스처럼 그새 낡아 있었다.
창밖을 바라보는 일 따위에 등한해져 가고,
버스 안의 라디오에서는
옛날에 들었던 노래가 다시 새어 나오고


더 빨리 달려야 할 사정도 없이
궁리도 없이, 버스처럼 갔다가
되돌아와야 하였던 버스들이 공원의 산책로 위를 걷는다.




[정윤천 시인 약력]

전남 화순 출생.
무등일보 신춘문예 당선.
계간 실천문학 등단.
저서 : "구석" 外 등 다수
광주 전남 작가회의 부회장
계간 시와사람 편집주간 역임.
은행나무 문학상 수상
지리산 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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