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희 시인의 시향" 

가을비 내리면

        김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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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면
늘 기억 틈 사이로 비집고 올라와
심장의 숲을 가로질러
추억의 길로 달려오는 그대

비와 함께 익어가던
깊고 애틋했던 푸른 날들의 사랑

이젠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추억의 먼 창밖 풍경이 되어
긴 여운만 가득 남깁니다

짙어가는 가을처럼
어느덧 깊은 연륜이 되어 돌아보니
기약 없는 기다림의 시간마저도
비 개인 날 눈부신 행복의 무지개였다
말할 수 있는 오늘입니다

추억의 비가 가슴을 흠뻑 적시는 동안
그대에게 전하고픈 그리움의 빛깔이
시의 형상으로 그려지는 화선지 위로
설레이는 옛사랑이 다시 돌아옵니다.

[김종희 시인 약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