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문학뉴스]연재-이설영 시인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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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문학뉴스]연재-이설영 시인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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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설영 시인의 시향"


숙명의 바람

       妙蓮 이설영


여린 심장에서
먹구름이 몰려오는 소리를 감지한다
쿵쿵 다가오는 큰 고뇌의 실체가
서서히 보이기 시작한다


그대는 진정
어디서부터 불어오는 바람이던가
실로 몇천 억겁의 시간을 뚫고 오는
숙명의 늪에서 찾아온 존재인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이제 되었겠지 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쉴 만 하면
또다시 뻗어오는 질기고 독한
보이지 않는 악연의 뿌리와
업의 가시넝쿨이 서로 뒤엉켜 나를 휘감는다


어마어마한 현재와 전생의 터널 사이에
각기 다른 형체의 숙명들이
업보따리 하나씩 들고 피난민처럼 애절하게 서 있다


늘 그래왔듯
또다시 살려달라 발등의 불이라도 끄려면
억겁의 신로(辛勞)를 다하듯 두 손 모을 수밖에


오늘도 간절한 절규의 노래가
숙명의 바람을 고요히 잠재우는 자장가가 되어줄 때
비로소 내 안에 평화의 뜰을 조금씩 구축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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