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문학뉴스]연재-천도화 시인 편
선진문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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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25 11:11
천도화 시인의 시향
뒤꿈치의 힘
천도화
한 뼘도 안 되는 마당발
구두에 발을 밀어 넣고 종일 걸어 다닌다
친절하게 내민 인사도 받지 않고
사람들은 냉정하게 돌아선다
거절당하고 외면당한 시간들
병원 재래시장 빌딩 골목을 팽팽히 조율하며
오라는 곳 없어도 묵묵히 문을 밀고 들어선다
구두 뒤축은 한쪽으로 기울고
뒤틀리는 허리, 눈은 침침하고
도사린 슬픔이 한 뼘 가슴에서 부글거려도
바람을 걷어차고 허공을 밟으며
야금야금 가파른 계단을 오른다
서랍처럼 닫혀있는 문
거대한 사무실 문 앞을 서성이며
그 문을 열지 못하고 돌아서는 발걸음
배추처럼 절여진 오후
발효된 하루가 저물고
알 수 없는 힘의 침묵
제풀에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내일을 위해.
[천도화 시인 약력] 2008년 한국작가 등단, 신인상 한국문인협회 회원, 광명문인협회 부회장 경기문인협회 감사 한국작가 동인회 회원, 한국작가 이사 국제 PEN클럽 한국본부 회원 한국여성문학인 회원 선진문학작가협회 회원 수상: 경기문협 공로상, 광명문학대상 외 다수 5회 월탄 박종화 문학상 수상 저서:‘내안의 그리움’ ‘여정’ ‘속눈썹의 미학’ 한국작가 동인회 (공저) 2018 중도일보 작품연재 2019 아시아뉴스통신 작품연재
-취재:이설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