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이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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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진 시인의 시향

생사의 기로에 선 사람들

                문서진

하늘과 땅과 바다는
비운의 세월을 디디고 살아온
소록인들의 몸서리치는 날들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한 주가 지나고
한 달이 지나고
한 해가 지날 때마다
수족이 하나씩 사라지는 고통이라면
차라리 이 잠에서 깨지 말기를 바랬을 것이고
또 내일이 오지 않기를 원하고 바라지 않았을까

단종대의 수치도 모자라
뼈와 살이 녹아내리는 고통의 세월 속에서
영혼까지도 무참히 짓밟혀야 했던 비운의 인생인데
금수만도 못한 철면피들은 여전히 눈과 귀를 닫고 산다

생과 사를 오갔던 지독한 시간들을
잘근잘근 삼켜서라도 버텨야만 했던
소록인들의 금쪽같은 인생은
하나 남김없이 깊은 바다 저 멀리 던져져 버렸다

사지가 뒤틀려 버린 소나무들도
치열하게 살아남아야만 했던
그 지옥 같은 지독한 날들의 아픔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겠구나.

[문서진 시인 약력]

경남 창원출생
시사문단, 한맥문학 등단
손곡이달 문학상 대상수상
한하운(하운)문학상 수상
세종문화예술인대상 수상​
선진문학작가협회 편집국장
문예지 심사위원​
이첨,손곡 학술연구회
역사편찬위원 및 편집국장
시와 수상문학 회원
2018 중도일보 작품연재
2019 아시아뉴스통신 작품연재
2020 연합경제 TV 작품발표
2020 한밭일보 작품발표
2021 아시아뉴스통신 연재
2021 충청신문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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