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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취재

<선진문학 뉴스 감성 채널- 예술을 잇다. 사람을 잇다./ 인물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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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문학 뉴스 감성 채널 


예술을 잇다. 사람을 잇다./ 인물초대 : 박장락 시인

 

 

낭만주의() 시의 형식을 탈피한 무운 시의 감성과 풍부가 시의 다의성을 더 뚜렷이 살려 ... 

 


 

1. 겨울산의 몽상(夢想) / 박장락

 

어둠이 걷힌 후 태양이 빛을 내리면

구름 속 감춰져 있던 하늘로 통하는 문이 열린다

구름계단을 오르면,

억만 겁의 세월이 빚어낸 풍경에 빠져

자신이 살던 땅으로 내려가는 것마저 잊어버린다

 

슬픔과 분노가 삭풍(朔風)으로 휘몰아치고

기아와 질병, 탐욕으로 가득한

인간의 땅과는 다른 겨울 산에 오르며

자신을 버림으로써 모든 욕심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

 

가슴 속으로 절절하게 파고드는

이름 모를 새가 부르짖는 노랫소리와,

한 시절 아름다운 자태로 손짓하던

들꽃의 화무(花舞)에 빠져드는 순간,

몸은 갈대와 같고 머리 위에 내리는 운무(雲霧)

사슴 등줄기 같은 능선을 뛰어 노니는 신선이 된다

 

몽상(夢想)에서 깨어나는 겨울산

나목의 잔가지가 서리꽃으로 날갯짓하면

무수한 별이 쏟아져 내린다

바람은 구름 속 몸을 숨기고,

봉우리는 굴뚝 연기처럼 흐릿하게 빛날 즈음

나약한 자신을 발견하고 하늘로 통하는 길을 찾아 돌아선다.


 

2. 그대 그리운 별 / 박장락

 

그대 사랑할 때

별이 되고 싶어라

 

하늘에서 이슬 머금은 별

유난히 반짝이지 않는 그리움의 별

 

사랑하나로 별이 되고

그리움 하나로 별이 되고

바람이 될수 있다는 걸,

그대는 아시려나

 

그대 사랑하면 외로움으로

허공 중에 표류한다는 걸,

 

그대 사랑할 때

외로운 별이 되고

바람이 되어도

 

온몸에

눈물 머금어 이슬 되어도

맺힐 수 없고

반짝일 수 없다는 걸,

그리운 그대는 아시려나

 

차마 바람이 되고

별이 될 수 없다는 걸

그대는 아시려나.

 


 

3. 오대산 가는 길에 까마귀도 울고 있다/ 박장락

 

어둠은 길고 긴 시간 속에서 존재했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정지된 시간의 굴레에서 빠져나와

어둠의 동굴로 은신하는 박쥐처럼

긴 날개를 내리고 낮과 밤의 깊은 교접을 하게 된다

햇살의 유희에 길을 걸었을 뿐인데,

길은 가도 가도 끝이 없고,

내가 가야할 길은 갈수록 막막하기만 하다

하늘 들어가는 길을 몰라

새처럼 나뭇가지에 앉아

길 없는 길을 찾아 헤매다

지난겨울 내가 남겼던 이정표가

숙성된 포도주처럼,

코끝이 짜릿한 향기 나는 초여름의 시간에도

나는 겨울 속 동면의 인간이 되어

바늘같이 뾰족한 전나무 숲길을

가는 듯 마는 듯 달팽이처럼 걷는다

오대산은 다섯 봉우리가 만든 거대한 연꽃 봉우리다

가을에 단풍들면 붉은 연꽃이 피고

흰 눈이 내리면 백련 꽃이 벙긋 피었을

어둠 속을 헤매는 미로의 길 하나를 알게 되면

잃어버린 고독의 긴 항해의 옷을 벗어버리는 순간,

내가 가는 길에 슬퍼서 우는지 까마귀도 울고 있다.

 

 


4. 진달래 유혹/ 대안 박장락

 

술래처럼 몰래 찾아들어

나의 가슴을 두드리는 봄,

이름 모를 산길마다 물기 오른 눈짓

연분홍 젖가슴 풀어 바람과 함께

바짓가랑이 애무하면서

나뭇가지 끝에 대롱대롱 메 달려

허리를 쭉쭉 뻗어 유혹을 한다

! 봄의 유혹인가?

바람의 마술에 걸려 등이 패인 산줄기와

해 그늘 바위틈까지 달아오른 진흙 빛 사랑

아른대며 스며들고 있다

연붉게 연지를 찍고 저마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빛과

지난 겨울사랑을 지우느라 분주하다

그대 연붉은 연심을 담아 두었던

밀어로 꿈틀거린다

가슴이 시린지 뼈 부딪치는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바람을 품은 두견새 울음에 잎사귀마저 가시가 돋아난다

진달래 꽃잎의 환장할 유혹에 내 영혼은 길을 잃어

발가벗은 채 산등성에서 길을 찾아 헤맨다

 

 

 

5. 남한강 사랑 / 박장락

검은 머리 서릿발 되도록

갈리고 할퀴어도 자국 하나 없을

당신 가슴을 관통함은 천지를 갈아엎을

거대한 바람이였이구나

얼어붙은 네 육신은

까맣게 타들어가

머리도 사지도 잃고

몸통만 남아 온통 몸통으로

뒹굴고 뒹굴어서 강물이 가자는대로

당신 가슴에 내리꽂혀 여울물 맴돌려도

거역할 수 없는 당신의 눈빛

이제 겨우 남한강 길섶에 머문다

다시 언제 물은 너를 치고 뒹굴리며

바람처럼 흐를지 모른다

당신 가슴으로 보는 하늘은 조각달만한데

거기 온 하늘,산천이 돌아가며 있다

눈이 있어도 못보던 하늘을

네게서 본다

내게로 오너라

가슴 도려내듯 아픔도 도려냈으니

하늘과 강의 선율을 함께 노래하자.

 

 

 


낭만주의() 시의 형식을 탈피한 무운 시의 감성과 풍부가 시의 다의성을 더 뚜렷이 살려 ... / 박장락 시인

 

문학에 있어 한 장르인 시()는 화자의 생각이나, 감성과 느낌을 살려, 운율이나 조화, 언어의 울림을 지닌, 간결한 언어의 한 형태로 나타낼 수 있다. 문학에 있어 한 장르인 시()는 그 형식적 측면에 있어, 작품이 주는 예술성이나 시적 요소로, 자연과 사랑 삶()을 통한 산문에서 운문(verse)을 가리켜 총칭할 때 무운 시라 칭할 수 있다. 시의 소재에 있어, 자연과 사물 사랑()을 풍경화 하여, 낭만주의 시대의 일인칭 시점으로, 화자의 시의 격식적인 언어 체에서 이성과 자연의 형상으로 자아 형성과 내면을 담아내었음에도, 고전주의의 시의 형태를 탈피한 무운 시로서, 시의 제재에 있어, 삶의 외부인 자연의 경관에 담아, 자연과 사랑 삶()을 상상과 묘사에 의한 자연의 토속적이며 순수의 정서를 남성적 어조의 강함에도, 여성성을 고스란히 담아, 화자가 가지는 언어의 풍경화인 시작(詩作)이 시의 다의성을 더 뚜렷하게 살려내었다고 볼 수 있다.

 

박장락 시인 프로필

경북 영양군

2003년 모던포엠 등단

2005년 문학21 등단

아람문학 편집위원 /감사위원/ 부회장 역임

한국인도대사 문학교류상 수상

쌍매당 이첨 문학상 수상

시집 그대가 그리운 날에는





평론가 김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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