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문학뉴스 감성채널- 예술을 잇다. 사람을 잇다. 인물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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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취재

선진문학뉴스 감성채널- 예술을 잇다. 사람을 잇다. 인물초대 <초월의 아프리오리(apriori) 빚는 여인 / 시인‧시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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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문학뉴스 감성채널예술을 잇다사람을 잇다.>

 

인물초대 사람을 잇다예술을 잇다./ 시 밥 짓는 여인시 익는 저녁의 시낭송 강사 정미화


 

<초월의 아프리오리(apriori) 빚는 여인 / 시인‧  

                                               시낭송 강사 정미화>

 


1. 수련/ 정미화

 

소나기 그치면 오신다는 그 말씀 아니였던가요

한 겨울 꽁꽁 언 손을 입맞춤으로 데워 주시던 당신

 

벌써 꽃대가 올라옵니다

당신을 그리는 소나기가 세차게 퍼붓습니다

 

청순하다 순결하다

빗줄기는 수련거리고

 

두려운 세상살이에 실눈 뜨고

언제 뛰어내릴지 모르는 어둠 앞에 오므립니다

 

당신

언제 오시나요

 

2. 블랙 맨/ 정미화

 

때 안 타는 검정색 옷만 사시사철 입었다

어이 블랙맥!”

대학을 졸업해도 결혼을 해도 친구들은 블랙맨이라 부른다

 

몸보다 훨씬 큰 자전거에 겁도 없이 올아앉아 아버지를 대신했다

무거운 짐에 비틀대던 자전거는 중심을 일어

눈물을 쓸어 담아야 할 때도 있었다

아픈 엄ㅁ를 위해 새벽까지 잠을 쫓으며 슈퍼 셔터를 내렸다

 

몰래 새벽 신문을 돌리면 별빛이 그렁그렁 눈가에 매달렸다

자는 돈을 줘도 쓸 줄도 모리고!”

내 맘 알아주는 이 아무도 없어,

그저 밤늦도록 자전거 바퀴만 헛돌렸다

 

그래도 착한 새벽바람을 만서일까

내 옆에는 아내와 두 아이가

꽃처럼 웃고 서 있다

 


3. 하루를 불판 위에 올려놓고 / 정미화

 

여자 셋이 앉아

오리 한 마리 맥주 한 병

콜라도 시킨다

 

단단히 팔짱 낀 불판 위에

어제의 억울을 올리고

오늘의 고단함도 올린다

 

괜찮아, 잘 했어

그럼, 잘했지

불판은 치직치직 잘도 받아준다

 

걱정거리로 잔을 가득 채우고

속내 훤한 그것들을 틀어올려

푸념으로 쏟는다

 

오리가 익어가고 속은 타들어가고

이모 맥주 한 병 추가요

젓가락도 입도 고속도로를 위해 올라탄다

 

4. 지게/ 정미화

 

산도 들도 울리고 싶은셨던 걸까

아버지의 하루는 지게와 함께였네

 

일 끝낸 아버지는

낮달 이마 위에 작대기 받쳐

껌딱지 어린 딸 번쩍 들어 발채에 싣고는

두만- 강 푸른-물에 노젓는배엣사공-

작대기 장단으로 긴 하루를 건너갔네

 

노가다판 등집 지러 새벽길 나섰다가

매운 하루 꽁무니에 달고

대폿잔에 얼근한 음성으로

그리운- 내에에- 님이여어--

부르며 돌아오셨네

해마디가 걸린다며 쑥국 새도 우는구나

혼잣말 끝에 곯아 떨어지셨다

 

예순 해 연애 같던 지게 내려놓자

어깨가 가벼워진다며

딸의 손 보듬으시곤 앰뷸런스에 오르시더니

굽은 생 펴지 못하고

이내 뒤뜰에 누우셨네

 

비로서 지게에서 내린 딸이

쑥부쟁이로 피어 울고 있을 때

네발나비 한 마리 발채에 멈칫대다

하늘 속으로 날오오는 걸 보았네

 

5. 문 없는 문/정미화

 

절경이 부르건만 눈길 한번 못 주고

텅 빈 산속을 혼자서

새끼발가락이 아릳록 걷다가

 

비틀대는 몸

흔들리는 동공

돌탑 앞에 부끄러이 두 손 모으고

 

흙인지 물인지 모르는 마음

달래고 쓰다듬어 보지만

 

깊이를 알 수 없는 하늘에

구름 떼만 불러 놓고

바람 되어 사라진 그대

 

문 없는 문 앞에서

내 마음 매달 곳 없어

깃털 되어 떠도네

 


인물초대 사람을 잇다예술을 잇다./시 밥 짓는 여인시 익는 저녁의 시낭송 강사


 

<초월의 아프리오리(apriori) 빚는 여인시인

                                시낭송가 정미화>

 


시에 있어 사물이 주는 구성의 묘미는 화자의 의식을 초월하는 데 있다.

인간의 의식에는 수많은 아프리오리(apriori)를 인식해 그것을 기표와 기의를 통해 나타낼 수 있게 된다. 시의 명증에 있어 내재된 우리의 의식은 내실적 내재가 전부라고는 볼 수는 없다

시에 있어 아프리오리(apriori)는 절제된 언어의 미학과 메타포를 통해 여백의 미를 살려내는 의식이 환원이자 초월에 있다.

화자는 자신의 삶에 있어 체험한 경험의 토대 위에 삶의 희로애락을 담아 기존 시인들의 시에 행과 연 함축과 리듬을 갖춘 구조와 틀을 강조하지 않는다. 화자는 지금 우리의 의식의 본질적 순수를 지향해 

가는 현상학을 담아 화자만이 가진 독특한 시의 화법으로 아버지, 존재와 삶, 생명, 인생의 시를 풀어내는 시의 확장된 세계관을 보여주는 데 있다.

그런 그녀의 글에는 기존 시인들의 시에 행과 연 함축과 리듬을 갖춘 구조와 틀을 강조하지 않으며 언어와 정형미의 방법이 아닌 우리의 감정과 감성을 자극하는 아방가드로드의 예술을 통해 상실을 찾아내어 가고 있다.

화자는 지금 삶의 궁극적 목적을 찾아 생의 희로애락을 지향해 나가는 카타르시스를 자아내게 하는 그녀의 행보에 시인이자 시 낭송가로서 그녀의 삶을 응시하고 있다.

  




                                                               

                                

                                            

                                      평론가 김영미 



 



 


정미화 프로필  


시인, 시낭송가, 낭송 지도자, 스피치 지도사, 동화구연 지도사,

심리 상담사, 노인인지 책 놀이 지도사, 독서 논술 지도사, 인문독서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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