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옥연 시인" 작품 심사평- 김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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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미 문학평론

"유옥연 시인" 작품 심사평- 김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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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의 색채와 오랜 습작의 내공 엿보여


유옥연 능소화 巍 4편  


유옥연 시인의 당선 대표작은 "능소화"로 선정합니다.

능송화의 그리움은 오직 한 사람만을 위한 그리움이자, 꽃 속에 극약을 품어도, 한 생을 살아오며 가슴 멍 드려도, 비운의 여인이 되어도, 한 생을 살아오며 살아가는 화자만이 가진 삶을 향한 심상이 자연에 담겨 

운율과 리듬감의 배치를 잘 이루었다고 봅니다.


시의 플롯에 있어 화자만이 가지는 고유한 언어의 배치에 있어, 유옥연 시인의 시는 오랫동안 많은 습작으로 다져 온 화자의 내공이 돋보입니다. 안부, 도반과 동행, 회환은 시어뿐만이 아닌 시의 제목에 있어서조차 시의 은유를 잘 살려 자연과 삶 그리움 삶의 회한과 삶의 희로애락을 담아, 시가 가지는 고유한 색채인 

행과 연의 리듬감을 잘 살려 시의 전체적 맥락에 있어 난해하지 않으며, 은유와 비유를 투영해 작품에 심상으로 담아 잘 피력했다고 봅니다. 


시의 구성 요소인 시어에 있어, 일상 언어에서 시어로 분화하고 발현되는 것으로 화자만이 가진 고유한 시어인 상징성과 내재율을 아울러 더 깊은 카타르시스를 담아 여백의 미(美)를 살려낼 수 있는 시인이 되리라 여겨집니다. 


앞으로 평생을 다해 갈 문인의 길 위에 여러시인들의 귀감이 되는 시인으로 자신만의 파르마콘을 찾아낼 수 있기를 축원 드리며, 시인 문학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능소화


                       유옥연



담장 끝까지 오르다

하늘 저 멀리 치솟는 그리움


모진 바람에도 

덩굴 사이 매달린 인내의 세월에 

지친 가슴은 멍들어 저승길이 코앞일세


땅끝 저 멀리 행여 오실까

사랑의 목마름에 

가는 세월이 무심하구나


오지 않은 그대를 기다리다

상사병에 이승을 져버렸네


꽃 속에 극약을 품고 있는 

두 얼굴의 비운의 여인이여

그대를 지키기 위한 기품이었던가


한 사람을 위하여

철벽을 쌓은 드높은 지조는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사랑의 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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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

     

                       유옥연



오랜만에 찾은 

너의 둥지에 바람만 싸늘하다 


너와 내가 심어 놓은 꽃밭에

벌, 나비 날고 나무 위에 새들이

목청 높여 우짖는다 


나무에 새겨놓은 너의 글은 

흔적 없이 사라져 

이름 없는 잡초만 무성하구나


소리 없이 내리는 여우비는 

옷깃을 적시고 잠시 후 

비치는 햇살은 살아생전 

널 닮아 화사하다


언제 피었는지 모를

무덤가에 할미꽃은 

고개 숙여 인사하는데 

넌 잘 있는 거니 

보고 싶다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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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반과 동행


                       유옥연



힘든 여정 먼 길 떠나는 내게 

몸소 험한 길 함께하는 친구라면 

분칠하지 않아도, 주머니가 얇아도 좋다 


손잡지 않아도 따스함이 느껴지고 

멀리 있어도 하늘 아래 함께 

보는 것만으로도 든든한 평생 친구가 있어 

알곡 같은 내 뜰안은 행복하다 


하루만 안 봐도 

한달 안 본 것 같고 

흙탕물 튀기는 길도 

마다하지 않는 분신의 벗


그 심오한 생의 틀 안에서 번뇌를 깨워 

하늘의 진리를 체득하게 하고 

사랑으로 채워가며 살 수 있도록

빛으로 인도하는 도반이여 


언제나 내 안에 그대가 상주하도록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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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한(悔恨)


                          유옥연 



희로애락 긴 삶에 

힘겹다 하였는데

후회도 사치 


지난 발자취 

곰곰이 생각하니

그 또한 사치


바람이 다녀간 

아물지 않은 자리에서 

이 한 몸 살자

내 생각만 하였더라


남들만큼 살아왔건만

인고의 세월 그 또한 다 부질없어

지금까지 살아온 여정의 길에서

무릉도원 찾아 헤맨 바보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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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유옥연



저녁 노을 넘어간

칠흑 같은 밤   

희미한 별꽃이 내린다 


고독의 색채는 

낭만이요 희망이요

나만의  공간이다       

     

밝은 햇살이

까만 옷으로 갈아입고 

별꽃 속에 숨어있다 


달빛이 내려앉은 밤

조용히 속삭인다 

어둠은 어둠이 아니라 

내일을 꿈꾸는 작은 섬 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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