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영서 애틋한 사랑 外 4편
애틋한 사랑 /구영서
아침 공기가 서늘하다
들판 곡식 사이
반짝이는 햇살로
시작되는 계절이다
그 햇살에 곡식이 익어가고
계절을 물들이는 제철
꽃이 피어나 두렁 사이로
바람에 살랑인다
가을을 맞이하는
넓은 들판 길을 걷고 싶다
나지막한 길 걸으며
눈과 마음을 살찌운다
누군가의 애절한 추억이
깃든 길을 따라
발걸음 내딛는 걸음마다
애틋한 사랑이 마음에 느껴진다.
단풍 진 낙엽 되어 /구영서
온 산을 불태우던 단풍
낙엽 되어 골짜기에 쌓이고
마지막 잎새 바람 날개 달고
하늘을 맴돌며 떨어지는 잎새 보라
발밑에 바삭 이며
부서지는 낙엽
자연으로 돌아가는 소리였구나
내 마음속에
자연이 울리는 북 치는 소리 들린다
사계절 마감하는 자연의 숲
다 내려놓은 산속이 편안해 보인다
신의 솜씨
철 따라 형형색색 옷갈아 입고
낙엽 열매 땅에다 묻고
앙상한 가지 사이 새빨간 산수유
해맑게 웃는 모습 보기 좋아라.
조석으로 부는 바람 / 구영서
사람도 신께서 보시면 열매인데
지난 세월을 추억 안고 성찰해 보자
조석으로 부는 바람 옷깃에 스며들고
저가 만든 열매 보면서
우리네 삶이 헛되지 않았다고
높은 점수자가 채점하는 우리도 질세라
보람찬 삶이었다고 고개 들고 보니
나는 쭉정이라고 고백하는 이들이여
헛되었음을 깨닫는구나
지금 와 보니
실속 없고 이 내 몸 열매보다는 가시가 돋아
많은 이들에게 찌르고 찔리며
삶은 온갖 상처만 남았구나
구영서 애틋한 사랑 外 4편
인간은 인간존재에 대한 인식의 근거가 되는 초월적인 실재인 인간 근본을 찾아가는 것이라면 화자는 지금 세상의 삶과 죽음 탐욕을 탄식(歎息)하거나 힘겨워하거나 잘 잘못을 질책하지 않는다.
자유와 사랑과 평화를 세상의 선각자가 되어 격노하지 않으며 현실의 나를 버리고 참된 나를
찾아가는 것으로 화자는 신인합일(神人合一)을 말하는 것이 아닌 불립문자(不立文字)의 참뜻을 세워
표현해내고자 했다.
시는 우리의 내면에 깃든 이데아(Idea)를 찾아 글을 써 가는 것이라면 인간의 삶이 도덕과 윤리 종교 모두를 아우르는 것으로 시는 플롯(plot)을 통한 다양한 시어(역사 인문 철학 음악 미술 소설, 등)로 시작(詩作)의 시의 저변을 넓혀간다면 같은 내용의 시와 제목일지라도 다양한 기교의 다양한
시어를 이미지화해 낼 수 있어 좀 더 깊은 심상(心象)을 영글어 갈 수 있으리라 본다.
화자만이 가진 다양한 표현과 독특한 시어를 통해 직관적 개념이나 이념을 넘어 시의 상징(象顯)에 있어 심상(心象)을 울리는 진정한 카타르시스(catharsis)를 구현(具顯)해 시의 표상(表象)을 이룰 충분한 능력을 가졌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