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시선> 이팝나무 그늘 아래서 / 이은정 시인
선진문학뉴스
0
68
04.29 21:12
【선진문학뉴스】강형기 기자
이팝나무 그늘 아래서 / 이은정
푸르른 이팝나무 그늘 아래서
떨어지는 꽃잎을 가만가만 쫓아가는 너를,
어쩐지 나와 닮아 보여 물끄러미 바라보았지
휘날리던 꽃잎에 비친 너의 눈망울에
퍼렇게 멍든 외로움이 보여 나를 가슴 시리게 했지
빨갛게 찢긴 슬픔이 보여 너를 그리워했지
나와 닮은 상처가 보여 너를 사랑하고 말았지
어둠을 닮고 그림자를 닮은 내가 아니라
태양을 닮고 빛을 닮은 사람
한 마리 나비 같은 사람
한 떨기 꽃 같은 사람을 사랑하기를...
나무 뒤에 숨어 있던
내 그림자가 너무 짙어서
너를 그냥 놓아주기로 했지
하이얀 이팝나무 그늘 아래서
우두커니 서 있는 너를,
그저 멍하니 바라보았지...
그 향기가 코를 찔러
기어코 나는 울고 말았지...

이은정 시인
부산 출생
울산 거주
부산 4년제 문헌정보학과 졸업
부산의 여러 도서관 사서로 근무
울산 구립도서관 사서로 근무
'책을 좋아하고 노래를 좋아하고 걷는 걸 좋아하는
글과 그림을 끄적이는 자유로운 시인'
도서관순회사서로 근무 중
저서 : 자판기우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