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낮은 곳에서 세상을 떠받치고 있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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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낮은 곳에서 세상을 떠받치고 있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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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김상호 기자



가장 낮은 곳에서 세상을 떠받치고 있는 사람들


                                      칼럼니스트 김상호



요양보호사나 간병인은 한국인과 중국동포로 나뉜다. 너무 힘든 일이라 이제 한국인은 소수다. 간병인의 세계에도 계급이 있어서 힘든 환자일수록 대개 동포들이 맡는다. 간병비는 한국인보다 1, 2만 원 더 적다. 돌봄 노동의 가장 낮은 곳에 요양보호와 간병이 있다. 자동화될 수도 없고, 코로나 같은 비상시국에도 멈출 수 없다. 그래서 필수 노동이다. 얼마 전 <경향신문> 기사에 따르면 필수 노동자의 67.4%가 여성이고, 돌봄 및 보건 서비스의 경우는 93.8%가 여성이다. 필수 노동자의 4분의 1이 60세 이상 여성이다. 가난한 여성 노인들의 골수와 뼈를 내놓는 노동으로 세상이 돌아가고 있다. 가장 약한 이들이 가장 낮은 곳에서 세상을 떠받치고 있다.


건강한 노인이 요양 단계의 노인을 돌보는 노노케어(老老-care) 또는 노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자원봉사 등에 관심을 갖는 중장년이 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을 위해 준비할 만한 자격증으로는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등이 대표적이다. 누군가를 돕고자 하는 마음에서 준비하는 자격증이기 때문에 취득 후 활동으로 이어졌을 때 얻는 보람이 큰 분야다. 실제 ‘2018년도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 만족도 및 인식도 조사 결과’에서도 요양보호사 세부 직무 만족도에 대한 물음에 ‘사회발전 기여’(89.0%)와 ‘보람 및 자긍심’(87.7%) 항목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대체로 거동이 불편하거나 인지장애 노인을 상대해야 하므로 체력은 물론 정신건강 관리도 중요하다.

종사자 또한 자격이 달라졌다. 종전 노인복지법상 인력인 가정봉사원과 생활지도원보다 기능과 지식수준을 강화했다고 할 수 있다. 가정봉사원이나 생활지도원이 복지사나 간병인, 케어복지사, 노인복지사 등 국가 혹은 민간 자격증을 가진 이들이 해왔다면(모두 그런 자격증을 가진 것은 아니다) 이제부터는 어떤 자격증을 가진 이들이라도 요양보호사 국가자격증을 가져야 노인요양 및 재가시설에서 노인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간 가정봉사원과 생활지도원 등에 의해 이뤄지던 노인요양 서비스가 ‘요양보호사’라는 새로운 자격증을 가진 이들을 중심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가정봉사원이나 생활지도원은 이 일을 하는 이들을 부르는 이름이고 그들은 주로 국가자격인 복지사나 민간 자격인 간병인, 케어복지사, 노인복지사 등에 의해 이뤄졌다.


이러한 요양보호사 지격 시험에 가장 많은 50·60대의 합격률은 88.1%로 나타났다. 눈여겨볼 점은 70대 이상 응시자 현황이다. 젊은 세대는 주로 취업 준비 등을 목표로 자격증을 따지만, 중장년 세대는 부모, 배우자 등 환자인 가족을 돌보기 위해 취득하는 이가 많다. 요양보호사 자격증 취득자가 장기요양보험 1~5등급에 해당하는 가족을 수발하고 있다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지원금을 받을 수가 있다.

때로 의사보다 간병인이 더 절실하게 느껴지는 것이 병의 현실이다. 6개월 이상 장기요양 판정을 받아야 적용받는 노인장기요양보험을 제외하면 간병노동은 아직 사회보장의 영역에 들어오지 못했다. 병원비보다 더 큰 간병비 부담에 환자와 가족도 고통스럽긴 마찬가지다. 가장 약한 가족 구성원이 희생되는 이유다. 초고령화, 노인빈곤, 젠더 차별, 이주노동 등 우리 시대의 가장 아픈 문제들이 간병 등 요양보호 노동에 집약되어 있다. 우리 공동체가 함께 부담을 나누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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